개요
정신없는 연말 시즌을 보내다보니 어느덧 새해가 찾아왔습니다.
사실 오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별 생각 없이 주어진 일들을 혹은 해야 하는 일들을 묵묵히 하다 보니 새해가 왔네요
그래도 이렇게 아무 생각없이 새해를 맞이하는 것 보다는
보잘것 없는 글로라도 23년을 매듭짓기 위해 회고록을 써보려 합니다.
올해 나에게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아주 먼 훗날 지금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면
23년이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이 떠오르지 않을 까 싶습니다.
그만큼 참 많이 울기도 웃기도 했던 1년이었습니다.
평생 함께할거라고 생각했던 집단에서 벗어 나기도 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과정에서 평생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을 찾았고,
원룸을 탈출해 서울 시민이 되었고,
휴식의 중요성과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을 찾았고,
그 일을 더 사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을 찾았습니다.
1. 정말 사랑하는 일을 찾다.
23년 초 저는 창업을 함께하던 집단에서 벗어나 교육자로써 홀로서기를 시작했습니다.
당시에는 잘 할 수 있을까? 좋은 결정이었을까? 정말 두려웠습니다.
그러나 지금 저는 그때 더 빨리 결정하지 못한것을 후회할 정도로 참 좋은 결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저는 이 일을 무척이나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교육의 모든 과정이 다 즐겁지는 않습니다.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주 귀찮고 때로는 무지 괴롭습니다.
그러나 저에게 교육은 언제나 해피엔딩입니다. 끝이 즐겁습니다. 아니 즐거움을 넘어 정말 행복합니다.
준비 과정이 얼마나 괴로웠던간에 관계없이 그 내용을 사람들에게 소개해주는 그 순간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관계없이 무한한 도파민의 분비를 느끼고 자아가 충만 해짐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이런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길 바라며 올해 어떤 교육활동을 했는지 회고해 보겠습니다.
우선 강의와 도서부터 돌아봅시다. 올해는 아래와 같은 강의와 도서를 제작 했습니다.
-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리액트 도서 출간
-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타입스크립트 강의 제작
- 프로젝트로 배우는 React & Next 마스터리클래스 강의 제작
1-1.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리액트 도서 출간
올해 3월 제 인생 첫 도서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리액트를 출간했습니다.
사실 집필을 시작하기 전에는 이미 강의로 제작 해놓은 내용이라 별거 아닐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당연히 경기도 오산이었습니다.
말로 설명하는 것과 글로 설명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글쓰기 테크닉도 익힐 수 있었습니다.
또 책은 출판사와 함께 쓰는것이다 보니 협업하는 과정에서도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앗 그리고 이건 속보인데요 23년 12월에 2쇄 인쇄도 차질없이 잘 진행되었습니다 😃
절판 되지 않은 것이 참 다행입니다 ….
1-2.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타입스크립트 강의 제작
올해 5월 제 인생 두번째 강의 한 입 크기로 잘라먹는 타입스크립트를 제작했습니다.
한입 리액트 다음으로 어떤 주제를 강의로 제작할지 많이 고민하다가,
많은 수강생 분들이 타입스크립트 강의를 듣고 싶다고 요청해 주셔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또 강의를 제작하면서 이전 강의로 부터 받은 피드백들을 최대한 적용해보고자 노력했습니다.
복습자료가 제공되지 않아서 복습이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아 핸드북을 직접 제작하였고
영상 클립이 불규칙하게 나누어져 있어 불편했다는 피드백이 있어 10~15분 내외로 모든 영상을 잘랐습니다.
또 음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이 있어 고가의 마이크를 구매하고 보정 기술을 배웠으며
마우스로 판서를 하다보니 글자를 알아보기 힘들다는 피드백이 있어 고가의 타블렛도 구매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실무 사례가 궁금하다는 질문이 많길래 각종 컨퍼런스나 세미나 영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시청했고
그를 통해 배워 최대한 실무 위주의 사례로 강의 예제를 구성했습니다.
이런 노력을 알아주신 덕분인지 강의 오픈 알림 사전 등록 이벤트에 무려 730분이나 참가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오픈 당일 102명이 구매해주셨고, 3일만에 200분이 구매해 주시면서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난 현재 시점에 무려 1,172분이 수강중이신 강의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 마음을 잃지 않고 쭉 달려야겠습니다.
1-3. 프로젝트로 배우는 React & Next 마스터리 클래스 강의 제작
올해 9월 제 인생 세번째 강의 프로젝트로 배우는 React & Next 마스터리 클래스 강의를 제작했습니다.
이번 강의는 인생 처음으로 협업으로 제작된 강의인데요 편집과 영상 검수를 모두 PD님께서 맡아 해 주셨습니다.
이 당시 강의 제작을 위해 필요한 전체 프로세스 중, 위임할 수 있는 부분이 없을까? 라는 고민을 가지고 있던 차에
편집과 영상 검수를 맡아주시겠다는 좋은 제안을 받아 제작하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 강의를 제작하면서 확실히 장기적으로는 팀을 꾸려 움직이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맡기는것도 연습이 필요한 영역이라는 사실도 잘 배웠던 것 같습니다.
1-4. 온, 오프라인 세미나 및 특강
강의, 도서 말고도 다양한 세미나, 특강에도 참여했습니다. 올해 대략 이런 세미나,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 Udemy 웨비나
- 구름 스퀘어 저자 프로모션 세미나
- 2023 INFCON(인프콘)
- 너디너리 데모데이
- 가톨릭대학교 특강
- 한양여자대학교 특강
- 코드잇, 패스트캠퍼스 부트캠프 특강
세미나와 특강은 강의와는 다르게 실시간으로 상호작용 한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 입니다.
기술 관련 주제를 이야기 할 때에는 청중의 열정적인 타이핑 소리가 들릴때 짜릿합니다.
기술이 아닌 주제를 이야기 할 때에는 청중의 빛나는 눈동자들이 마치 보석처럼 보입니다.
온라인으로 세미나를 진행할 때에는 채팅 하나 하나가 사막에서 찾은 단물처럼 느껴집니다.
어쩌면 이런 세미나가 오히려 강의보다 더 큰 삶의 만족감을 가져다 주는 것 같기도 합니다.
세미나를 거치면서 거듭 느끼게 되는건 제가 무대에 서는 일을 참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저는 긴장을 되게 많이 하고 애드리브도 잘 못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 주변 지인들은 사석에서 자주 고장나는 저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무대에 서는게 좋아서, 발표 하는게 좋아서
그리고 기왕 하는거 잘 하고 싶어서 대본부터 애드리브까지 싹 다 달달 외워서 합니다.
그래서 준비하는 과정이 조금 힘들긴 한데요 …
이 과정은 점점 경험이 쌓일수록 익숙해 질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4년에는 좀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요?
2. 사랑하는 일을 더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저는 평소 강의 수강생 분들과 자주 소통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과 디스코드 서버를 운영하고 있으며 가끔 유튜브로 라이브도 합니다.
이렇게 소통 한다고 어디서 상주고 그런것도 아닌데, 제가 이렇게 자주 소통하려고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외로움 때문에 의지를 잃지 않길 바랍니다.
- 괴롭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이 힘들때, 무언가 막힌 기분이 들때 괴로워 포기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배움에는 인내가 필요하지만 그래도 언제나 즐겁고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저도 외롭기 싫어요 같이 놀아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지나며 참여 인원이 많아질 수록
채팅이나 간헐적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만으로는 충족할 수 없는
어떤 소통의 벽이 있는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제 강의를 단 기간에 빠르게 완강 하실 수 있도록 갖은 방법으로 도와 드리는 완강 챌린지인
23년 12월 한입 FE 챌린지 0기를 진행했습니다.
챌린지는 Discord 서버에서 약 15일간 진행되었으며
매일 매일 당일 들으셔야 하는 강의 분량을 알려 드리는 진도표와 함께
당일 배운 내용으로 해결하셔야 하는 과제(코딩 퀴즈 등)을 제공 해 드렸습니다.
또 이것 외에도 Zep Space를 개설하여 매일 사담을 나누거나, 서로 작업 및 공부 시간을 경쟁 하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총 90분의 참가자 중 절반 가까이가 90% 이상의 미션을 완료 하셨으며
서로서로 자주 이야기 나누고 보듬어주면서 꽤나 가까워 질 수 있었습니다.
또 1월 중으로 완주자 분들과 실제 오프라인으로 만나뵙고 식사도 하려고 계획중에 있습니다.
본 챌린지를 통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었는데 몇가지만 이야기 해 보자면
우선 첫번째로는 모든걸 내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준비하는 것 보다,
참가자 분들과 함께 규칙과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는것도 참 즐거운 과정이라는 점을 배울 수 있었고
두번째로는 수강생 분들과 정말 친구처럼 거리를 정말 더 크게 좁혀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세번째로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하는 과정이 정말 행복하다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새롭게 시작하는 24년에는 한, 두번 일회성으로 진행하는게 아니라
꾸준히 가까운 거리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이런 챌린지 등의 활동을 더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향후의 챌린지를 기대해주세요 2월에 오픈됩니다 두구두구 …)
궁극적으로 이 경험을 통해
내가 원래 사랑하던일을 훨씬 더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아
너무 기쁘고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3. 개인적인 이야기들
일적인 부분을 제외하고도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일들도 꽤 많습니다.
원룸을 탈출해 서울에 입성하기도 했고,
테니스라는 아주 재밌는 운동을 시작하기도 했고,
휴식과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가기 시작습니다.
3-1. 원룸을 탈출하다
대학교 1학년때 한강 공원안에 있는 카페에서 알바를 몇번 했었습니다.
당시 퇴근시간이 조금 늦은 저녁 식사 시간대인 7시 ~ 8시 정도 였는데
사장님께서는 곧 퇴근하는 알바에게 저녁을 해주기에는 애매했다고 생각하셨는지
퇴근할 때 저녁 대신 항상 김밥 한줄을 챙겨 주셨습니다.
그럼 저는 항상 그 김밥을 한강이 가장 잘 보이는 잔디밭에 앉아서 먹었습니다.
그때 김밥을 먹으면서 항상 서울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서러웠다 뭐 이런 이야기는 아닙니다. 김밥이 진짜 맛있었어요 👍)
그리고 23년 10월 드디어 부천 5평 원룸생활을 청산하고
서울 서쪽, 한강이 가까운 곳에 거실과 방이 있는
좋은 보금자리를 구하게 되었습니다 (매매 아닙니다)
이사를 오고 나니 생활, 업무 환경, 취미, 음식 등 삶의 질이 현격히 달라졌습니다.
가장 크게 좋아진 부분은 업무 환경인데요
원룸에 살때에는 항상 책상뒤에 침대가 있었기에 자꾸만 눕고 싶고
또 누우면 일어나서 일해야 할 것 같은 그런 …
일해도 일하는게 아니고, 쉬어도 쉬는게 아닌 것 같은 딜레마를 자주 겪었는데요
지금은 거실에 책상이 있고, 안방에는 침대와 티비가 있기 때문에
일할 때에는 진짜 일하는 기분이고 또 쉴때에는 진짜 쉬는 기분이라 너무 좋습니다.
그래서 24년에는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더 멋진 일들을 많이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됩니다.
3-2.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다
23년 초, 중반에는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혼자만의 여유가 생길때 즐기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불안해하거나 외로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보통 그냥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일을 했었는데요
휴식없이 당연히 일이 잘 될리가 없으니
이건 뭐 … 쉬는것도 아니고 일하는 것도 아닌 그런 악습이 반복되었습니다.
그러다 이사를 오고 나서 여유를 즐기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먼저 출근과 퇴근 시간을 명확히 정함으로써 언제 일하고 언제 쉬어야 하는지 구분 했고,
여자친구의 추천으로 테니스를 시작하게 되면서, 매일 퇴근하거나 출근하기 전에 1시간씩 테니스를 치게 되었고
잠들기 전 30분~ 1시간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읽는 습관도 들였습니다.
그 결과 인생이 참 많이 풍요로워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과거에는 허슬(미친듯이 일만 하는 것을 뜻함)이 인생의 진리라고 생각했는데요
오히려 잘 먹고, 잘 쉬고, 잘 놀면서 행복하게 일하는게 훨씬 효율이 더 좋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과하게 쉬려고 하는게 문제이긴 한데 … 이건 또 차차 극복해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네요
4. 2024 다시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살겠습니다.
내일부터는 다시 도전자의 마음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
- 23년 롤드컵(리그오브레전드 Worlds) 우승자 Zeus의 우승 소감 중
개인적으로 23년 참 많이 도전했고 또 그런만큼 참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책과 새로운 강의도 반응이 좋았고, 인프콘 등의 꿈에 그리던 큰 무대에서 발표할 수 있었으며
많은 분들이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23년 말 즈음인 10월 ~ 11월 즈음 너무 오만해졌던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저는 이제 막 첫 걸음마를 뗀 수준에 불과한데 … 부끄럽게도 그랬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만족하는건 좋지만 과한 자만심은 저를 게으르고 경솔하게 만들더군요
앞으로도 이런 마음은 최대한 경계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23년 롤드컵(롤 월드컵) 우승자 Zeus 선수의 수상소감이 개인적으로 참 인상깊었습니다.
“오늘까지만 세계 최고로 하고, 내일부터는 다시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살겠다”
만 19세에 아시안 게임 금메달과 더불어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도 우승했으면 이제 프라이드가 생길법도 한데
다시 새롭게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살겠다는 그의 말이 너무 너무 존경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저도 비록 미약하지만 23년에 이룬 모든것들에 대한 자만심은 내려놓고
24년 부터는 Zeus 선수의 말을 빌려 도전자의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려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항상 따뜻하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